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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렙 성 마르코 성당
여행기록 유럽여행

크로아티아 1- 자그렙 반옐라치치 동상, 자그렙 대성당, Stone gate, 성마르코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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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떨리는 실수

자그렙 에 가는 열차 탑승 전에 일어난 일이다.
이 충격을 어떻게 여겨야 할까. 부지런한 부선에 보람을 느낀다 해야할까. 
정확히 4:30.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차례로 울리는 알람을 끈 후 나설 채비를 마쳤다. 5:30분에 호텔 체크 아웃을 했다. 이어서 61번 트램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잘 타고  Deli 역을 수차례 확인하고 내렸다. 정확한 자리였고, 트램 내 다른 승객은 기차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일러 주었다. 길을 건너야 했는데 지하차도 뿐이었고, 다행히 그 곳에서 남은 동전 120을 모두 소진해서 간단한 쿠키를 사기도 했다. 그만큼 일찍 도착했기 때문이다. 5시 55분, 출발 시간보다 30분 이상 일찍 도착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며 06 30 Zagreb 행을 몇 번 플랫폼에서 타야하는가를 찾는데 서서히 등골이 싸늘해졌다.
보고 또 봐도 0630에 Zagreb 행이 없는 것.
여러 생각을 하며 신중에 신중을 가하여 계속 찾아보니 0630 대신 0605가 있었고,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 기차를 향했다. 6시 30분인줄로만 알았던 자그레브로 향하는 기차는 06시05분 출발이었다.
아직 10여분 (06.05기준)이 남은 상황에 열차 앞의 역무원에게 티켓을 보여주며 상황을 물었지만, 그는 영어가 약했다. 다만 1등칸을 (흰색) 가리키며 타라고 했다. 티켓은 일종의 open ticket 이었기 때문에 목적지, 좌석 등급을 제외하고는 열차시간, 좌석 번호 등은 아무것도 없다. 하란 대로 흰색 열차에 타니 에어컨도 잘 나오는 compartment 식 좌석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녹색 칸은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던 것으로 보아 3등칸 혹은 입속 전용 이었다. 우리는 아무데나 자리를 넓게 잡았다. 6인용 compartment 이었기 때문에 도난에 대한 우려가 훨씬 덜 하다. 몸은 편했지만 나의 심경은 복잡, 착잡했다. 만일 일찍 오지 않았더라면 도미노처럼 남은 5일간의 여정이 차례로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조마조마와는 또다른 경계심이 극도로 치닫았다. 항상 체크하고 또 체크해야 했다. 한 순간도 방심해선 안되었다. 자신감도 좋지만 자만해선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음을 명심하자. 남은 일정은 물론이고, 남은 여생에도 오늘의 충격을 기억하며 매사에 만전을 가할 수 있도록 하자. 나의 기억은 항상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늘 준비하며 오늘같은 혼란스러움을 또 가지지 않도록 하자. 항상 확인하고, 항상 부지런하자. 오늘은 부지런 했기에 문제를 피할 수 있었다. 부지런에 좀 더 세심한 확인을 더 하자. 벼랑에서 떨어지는 것은 한 순간이니까. 

열차로 국경을 넘다

네 시간 가량을 객실에서 누워자다보니 긴 정차다. 이유는 여권 검사, 티켓 검사이다.

자그렙 기차역
자그렙 기차역

40분 이상이 소요되고 있었다. 1차로 헝가리 여권검사, 2차로 크로아티아 여권 검사가 있다. 며칠 있냐고 묻고 자그렙 1일 스프릿 2일 등 이야기 하니 음 그럼 여행 방문이군 한다. 이어서 티켓 검사는 근엄한 역무원이 티켓을 이리저리 뒤집어보며 진행한다. 이상이 없음을 확인 하더니 그제서야 티켓 뒷면에 서명을 하고, 미소를 띈다. 이곳에서 내려지는 승객이 있는 걸 보니 그저 형식적으로만 대충하는 검사는 아닌 것 같다.

 
이번 여행 처음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큰 영향이 생기지 않도록 잘 대비해야겠지. 여권체크 등으로 1시간을 대기하고 11:15 경 다시 출발 하여 예상 시간보다 20여분 늦은 1시에 도착했다. 다행히 비는 멎어 있었고 약간 구름을 드리운 것이 도보 여행에 최적의 날씨였다. 수많은 배낭객 등 여행객이 쏟아져 나왔다.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한 compartment를 여섯 시간 내내 차지할 수 있었고 수면도 충분히 취할 수 있었다.
 

자그렙 여행

역사에서 여행 정보를 받아 (지도 한 장) 숙소를 찾아갔다. 구획화가 잘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기는 했으나 민박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일반 가정이라 문은 닫혀 있었다. 마침 숙소 옆의 식당의 배달 인원이 배달 준비를 하고 있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주인에게 직접 전화까지 흔쾌히 해 주었다. 숙소는 민박의 형태였지만 기존의 호텔과 다를 바 없는, 외려 더 깔끔하고 전자렌지, 냉동실 등이 편리했다. 시험삼아 사용해본 에어 비엔비의 위력이다. 다만 사장 이반의 어머님의 과도한 설명 및 친절이 30여분을 소비했다. 묻지도 않은 동네 설명에서 자신이 이 일을 왜 하고 있으며 젊어서는 무엇을 했는지 등등. 남는 설명은 냉장고에 환영선물로 맥주 4캔이 있다는 점이었다. 드럼 세탁기가 구비되어 있어 간단한 속옷을 돌리고 점심을 먹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투어를 나섰다.

 

식당은 아까 (숙소 주인에게) 도움을 준 직원이 있는 숙소 앞 식당으로 정했다. 닭가슴살 사이에 베이컨과 치즈 증을 끼워 넣은 요일메뉴였고, 특이하게 레몬맥주를 주문했다. 다소간에 짠 감은 있지만 아주 배불리 먹고, 본격 투어를 나섰다. 오페라 하우스를 지나 반옐라치치 동상, 자그렙 대성당, Stone gate, 성마르코 성당을 지나 케이블카와 탑이 있는 지점까지 돌아보는 데 2시간 가량 소요되는 가벼운 코스였다.
 

Stone gate

관광지에서는 보기 어려운 경건한 분위기의 성당 내부는 도시 특유의 신앙심이 느껴졌고, 몰래 예배를 지내기 위한 용도로 지은 듯한 Stone gate에서는 엄숙함마저 느껴졌다. 터널 (굴다리) 내부를 성당으로 개조한 형식인데 행인들도 지나가며 성호를 긋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내려서 걷는 등 겉보기와는 달리 중요한 성소인 듯 했다. 관광객이 오염시킬 수 없는 위압감을 지닌 성당들과 stone gate, 전쟁 속의 역사와 그 속의 신앙이 외부인인 내가 보기에도 그들의 삶속 깊이 뿌리내린 것처럼 보였다. 

 

성 마르코 성당

한 편, 성 마르코 성당 전면에서는 한 무리의 한국인 가이드 투어를 맞딱뜨렸는데 성당 내부의 경건함과는 완벽히 대조적인 모습을 잠시 연출하고 금세 사라졌다. 성당을 둘러보거나 내부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그저 모자이크 지붕이 나오게 사진을 촬영하는데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씁쓸했다.
자그렙 성 마르코 성당
자그렙 성 마르코 성당
길가다가 사진 촬영을 부탁하다가 잠시 이야기를 나눈 한 신도는 각국에서 자그렙을 찾아 주는 것은 무척 고마운 일이지만 신을 잠시라도 생각해 주면 더욱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역시 그런 관광객 중의 하나였지만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케이블카라는 별칭을 가진 케이블 카의 바로 옆으로 계단도 함께 있어 계단을 이용해 반옐라치치 성당으로 다시 내려왔다.
자그렙 케이블 카
자그렙 케이블 카

내일 사용할 티켓의 발부가 24시간 가능은 하다지만 실제로 어떨지 몰라 영업시간 내에 트램을 타고 버스 터미널에 가서 티켓을 교환했다. 크로아티아 시만들은 무척 호의적이며 질문에 적극적이다. 터미널까지 가는 길도 물어서 갔는데 게 중 1인은 자신을 따르라며 쑥쓰러운 듯 했지만 정확한 도움을 주었다. 티켓을 발부받고서 숙소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내일-하이라이트, 하이킹-을 위한 음식 준비도 할 겸 다시 밖으로 나섰다. 물과 쥬스와 빵 등을 굳이 싸들고 가는 이유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기 위함이다. 종일 하이킹을 해야하는데 굶주림과 함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반옐라치치 광장 등 곳곳의 야경을 보고서는 내일을 위해 일찍 귀가했다. 방에서 맥주(환영선물)와 피자를 먹고 사온 물을 냉동실에 얼리고, 계속 준비를 (마음속) 하며 내일의 하이라이트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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